중국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과 조사방향을 놓고 한국과 중국조사단간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사실상 조종사 과실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 한국조사단과 달리 중국조사단은 악천후나 관제잘못, 기체결함 가능성을 중시하면서 사고기 기장의 김해공항 첫 선회비행과 착륙경험여부에 대한 논란등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중국조사단 관계자는 18일 “우신루 기장은 비행경력만 6,600여 시간에 이르는 우수한 조종사”라며 “기장 자격으로 김해공항을 운항한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또 중국국제항공공사 장세린 부총재도 “우리측은 기장의 실수로 생각치 않는다”며 조종사 과실에 초점을 맞춰지고 있는데 불만을 나타냈다.
신화사등 중국언론도 악천후속에 착륙허가를 내준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등 관제잘못에 비중을 둔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 입장은 단호하다. 중앙사고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인택(林寅澤)건설교통부장관은 이날 “관제부문에는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조종사 과실 또는 기체결함에 비중을 두는 발언을 했다.
건설교통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이에 대한 해석상의 차이 등 마찰가능성은 높다”며 “사고원인에 대한 냉정하고 차분한 접근이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조사를 진행중인 한중미 3국 공동조사단은 이날 블랙박스 해독과 관제부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김포공항 분석실로 옮겨진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 외관에 그을음만 있을 뿐 크게 손상되지 않았지만 비행기록장치(FDR)는 귀퉁이가 충격으로 찌그러지고 일부가 녹아내려 열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대책본부는 사고기 기장에 대해 3국 공동조사와 별개로 과실치사등 국내법상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김해=이동렬기자
dylee@hk.co.kr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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