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이 대통령 아들의 소송에 개입해 합의금 거래를 주선하고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사업가의 해결사 노릇을 한 기막힌 일이 드러났다.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청와대 비서관이 사인(私人)에 불과한 대통령 아들의 소송에 공무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청와대 하명사건을 수사하는 특수수사대가 사조직처럼 움직인 것이다.공직자의 윤리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양심도 지키지 못한 이 나라 고위직 공무원들의 행태에 허탈함을 금할 수 없다.더 말할 나위도 없이 윤석중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이 LA총영사관 홍보관 시절 홍걸씨와 이신범 전의원의 미국 법원 소송에 간여한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취할 처신이 아니다.미국에서 소송을 위해 공무시간을 썼거나 공직 신분을 이용했다면 이는 나라 망신일 뿐 아니라 직무태만과 직권남용으로 책임져야할 일이다.청와대 해외언론비서실 행정관이던 윤씨가 2000년 LA홍보관으로 발령받은 것도 홍걸씨를 챙기라는 청와대의 배려였다는 지적도 있다.도대체 공무원의 대통령 아들을 따라다니며 수발 드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어디 있단 말인가.홍걸씨의 합의금 낼 돈이 모자라 윤씨가 5만달러를 대신 내기로 했다는 대목에서는 그가 공무원인지 대통령 가족의 일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공직자의 개인 처신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공권력의 사용화(私用化)가 너무 구조적이고 심각한 수준이다.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의 부탁으로 시작된 경찰청 특수수사대의 청탁성 수사도 개탄을 금할 수 없다.해외로 달아난 전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은 지난 해 1월 특수수사과 부하직원에게 S사 손모 회장의 10억우너 사취사건의 개요를 알려주며 수사를 지시했다.청와대 하명사건을 수사하는 특수수사대가 청탁에 따라 수사권을 남용한 것이다.청와대 등 권부주변에 잇는 고위 공무원들부터 엄정한 공직기강을 위해 솔선수범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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