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동기를 부여해 달라.” 여자배구 대표선수들이 협회의 성차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이들의 불만은 협회가 6월 열리는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대비하기 위해 남자대표를 14일 입촌시키면서 여자대표도 함께 소집해 불거졌다.
남자대표는 병역면제 혜택이 걸린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손발을 오래 맞춰보는 것이 유리하지만, 여자대표는 8월 세계선수권까지 아직 4개월이나 남아있어 조기소집에 반발하게 된 것. 슈퍼리그가 끝난지 3주밖에 되지않았고 일부는 결혼, 일부는 대학수업 등으로 바쁜 데 너무 무리한 소집이라는 게 이유였다.
여자선수들의 불만을 더욱 증폭시킨 것은 협회의 태도. 16일 열린 상무이사회에서 “이 기회에 노장들을 물갈이 하자”는 안이 나왔고, 24일 강화위원회에서 12명의 대표엔트리를 다시 논의한 뒤 6월 재소집키로 했다. 엔트리 제논의는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말이지만, 속뜻은 협회에 불만이 많은 노장들에게 본때를 보이자는 것.
한 실업팀 감독은 “부상과 피로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해 소집이 너무 빠른감이 있다는 불만에 협회가 이처럼 과잉반응하는 것은 너무 속좁은 행태”라며 “주축인 노장들을 빼고서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을 낼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한 여자선수도 “남자대표의 병역혜택을 위해 세계선수권 불참까지 고려했던 협회가 여자들에게는 인색하기 그지없다”면서 “언제까지 애국심만을 앞세우며 힘든 대표소집을 강제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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