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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향해 달린다 대표팀 24시] 히딩크의 반칙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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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향해 달린다 대표팀 24시] 히딩크의 반칙론

입력
200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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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테니스가 아니다. 때론 터프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틈만 나면 승리를 위한 투쟁심을 강조한다. 조직력과 골 결정력, 체력 같은 필수조건 외에 상대의 기를 꺾는 거친 플레이도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라는 설명이다.

14일 오전 족구경기때 무릎을 올리며 상대의 헤딩을 교묘하게 저지하는 히딩크 감독, 그는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라면 어느 정도 더티한 플레이도 불사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히딩크 감독은 몸풀기 훈련의 단골 메뉴인 족구경기때면 으레 선수들에게 몸싸움과 함께 교묘한 반칙을 해댄다. 이번 대구 합숙에서도 그랬다. 그는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더티 플레이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몸싸움이 원천 차단된 테니스와 달리 신사도와 페어플레이만으로는 본선 1승도 힘들다는 얘기다.

히딩크 감독의 ‘반칙론’엔 국내축구인들도 동감한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정당한 파울은 기술”이라며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몸싸움과 같은 공이 없는 상황서 구사하는 경기 기술이 절대 부족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국내 선수들은 너무 순진하게 경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가 하면 어쩌다 반칙을 하게 되면 심판의 눈에 띠는 과격한 행동이어서 퇴장 등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정당치 못한 반칙도 교묘하게 이용하는 유럽과 남미 등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현재 대표선수중 거친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할 만한 선수로는 단연 수비수 김태영(32ㆍ전남)이 꼽힌다. 훈련 도중 그와 부딪혀 부상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공포감이 들 정도”라고 토로한다.

또 포지션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인 유상철(31ㆍ가시와)과 최진철(31ㆍ전북)도 몸싸움에 능하다. 수비의 핵인 홍명보(33ㆍ포항)는 몸싸움의 빈도는 적지만 두뇌플레이가 뛰어나 상황에 따라 거친 태클을 마다하지 않는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25ㆍ전남)은 미소를 겯들인 교묘한 파울에 일가견이 있다. 기술적으로 상대공격의 맥을 적절히 차단하는 등 적절한(?) 파울에는 최고의 ‘테크닉’을 지녔다. 대표팀의 정해성 코치는 그러나 “이영표, 송종국, 최태욱 등 미드필더들의 투쟁심은 약하다고 판단, 훈련때 마다 이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잔기술을 발휘하는 것도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 덕목이다. 70년대 아르헨티나의 명 골키퍼 우발도 마틸도 피욜은 “페널티킥이 선언돼 동료들이 주심에게 항의하는 동안 골키퍼는 공이 놓여질 지점을 축구화로 움푹 파놓아야 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상대에게 불리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강한 투쟁심과 전술적인 잔기술은 퇴장과 경고를 부를 수도 있어 훈련과 실전을 통해 노하우를 쌓아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도 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서 퇴장당한 하석주의 불운을 예로 들며 투쟁심과 흥분은 별개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또 홀딩과 지연작전, 반칙을 유도하는 동작인 시뮬레이션 등 한일월드컵에서 퇴장까지 받을 수 있는 플레이 유형에 대한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이준택기자

■훈련도 과학…컴퓨터 이용 체력 측정

요즘 축구대표팀 훈련의 특징은 체력과 조직력(전술) 강화훈련을 과학적으로 병행한다는 점이다.

대표선수들은 16일 오후 대구수성 구민운동장에서 베르하이옌 체력 담당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심장박동수 측정기를 가슴에 부착한뒤 45분 넘게 8대8 연습경기를 소화했다.경기 도중 6차례의 짧은 휴식이 있었지만 경기시간은 갈수록 늘어나고 휴식은 점점 짧아지는 극한 상황이 연출됐다.심박수 측정기의 신호는 선수들의 시계에 무선으로 전달되고 시계에 저장된 메모리는 외부 컴퓨터로 옮겨져 체력회복도를 검즈하게 된다.한마디로 실정상황에서 선수드의 체력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공수전환시 강한 압박을 주문하며 선수들의 전술적 움직임을 체크했다.남은 40여일의 기간 동안 체력과 전술훈련으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기 위한 훈련법이다.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극한 상황서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측정하는 훈련"이라며 "개개인의 심박수 변동자료를 토대로 효율적인 전술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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