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케이블 TV가 주문형 비디오(VODㆍVideo-On-Demand)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네트워크의 디지털화에 노력하고 있다.그동안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이 경쟁해 왔다. 지난 8년 동안 위성방송은 케이블 TV가 지배해온 유료방송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약 20% 정도의 시장을 점유했다.
이렇게 상당한 시장 상실을 경험한 케이블 TV가 유료방송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빼어 든 카드가 바로 VOD서비스인 셈이다.
VOD는 시청자들에게 방송사의 편성표에 얽매여 “시청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대에 “시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서비스.
현재 기술적인 면에서는 VOD 확산에 걸림돌은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VOD 확산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우선은 충분한 콘텐츠의 확보가어렵다는 점.
유니버설 스튜디오, 콜롬비아 트리스타, 드림웍스 SKG 등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사들이 디지털 저작권 보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콘텐츠 제공을 꺼리고 있다.
둘째로는 과다한 투자비용으로 가입자 부담이 커지게 되어 가입유도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피터 리서치의 추산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디지털화는 가입가구 당 100달러 정도의 비용이, 거기다가 VOD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40달러에서 80달러 정도의 추가비용이 소요된다.
선뜻 가입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어떻든 미국의 케이블 TV는 올해 말게 800만~1,000만 가구에 VOD확산을 위한 기본설비(인프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수억 달러의 투자가 진행 중이며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 TV의 경우 오하이오, 켄터키, 인디애나, 일리노이 지역에 디지털화한 VOD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지역의 가입자들은 기존 케이블 TV 이용료에 월 20달러 정도의 추가비용을 부담하면 될 것으로예상된다.
앞으로 디지털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 가입자 비용부담이 줄어들면 VOD 확산은 기존 매체시장을 위협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역사를 통해서 보더라도 새로운 매체의 성장은 다른 매체의 침체로 이어졌다. 국내 지상파 텔레비전이나 케이블 TV가 VOD 확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 김대식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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