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분당신도시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복층형 오피스텔을 규제하기 위해 각종 조례를 제정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업체의 분양행위는 계속되고 있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일대 삼부토건이 시공하는 오피스텔 ‘천사의 도시’ 모델하우스 현장.
이 업체는 18평~30평형대 752세대로 구성된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전 평형대에 복층구조를 도입, 오피스텔 실평수를 획기적으로 넓혀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 “앞으로 이 같은 형태의 오피스텔이 들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강조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이 오피스텔의 모델하우스는 아직 정식으로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일부 평형대는 이미 청약이 마감될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층구조’란 한 공간에 계단으로 연결하는 다락방 형태의 공간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으로, 일부 오피스텔이 이를 적용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주택 전문가들은 “성남시가 최근 제정, 시행하고 있는 건축조례에 따르면 이 같은 복층구조 형태의 서비스면적은 실제로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층구조 오피스텔의 건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올해 초 만든 시의 조례는 건물 한 층의 높이를 3.8㎙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기본 생활공간에 필요한 높이는 일반적으로 2.2~2.3㎙가량이기 때문에 조례상 복층을 만들 수 높이는 1.4㎙가량에 불과하며, 이 높이의 공간에서는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복층형 오피스텔 건축에 대한 시의 대응도 강경하다.
시는 “오피스텔 공간에 복층구조설치를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지적하며 건축 허가 당시 복층구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사기분양으로 간주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설령 허가를 받았더라도 복층구조를 설치할 경우 무조건 철거대상에 해당된다”며 “자칫 이 사실을 모르는 입주자들이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어 철저하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 측은 “허가를 받지는 않았지만 준공검사를 받고 난 뒤 입주자들로부터 별도 비용을 받아 설치할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는 입장이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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