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7일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중 하차한 데 대해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에 민주당 경선 열기의 김을 빼겠다는 뜻”으로 보면서 이에 따른 반사 이익을 저울질했다.한 당직자는 “노 후보가 승세를 굳힐 것으로 예상되는 20일 부산 경선을 앞두고 후보 사퇴를 결행한 것은 노 후보의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뜻이자 그의 경선 승리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이로써 민주당의 주말 경선 드라마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 후보가 ‘보이지 않는 손’에 떠 밀리다가 마침내 손을 든 것”이라며 음모론을 거듭 부각했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이탈로 노풍(盧風)의 원동력이 돼 온 민주당 경선의 긴장감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노풍도 이제는 조정 국면에 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노 후보의 경선 승리가 확정된 만큼 그를 겨냥한 표적 공세가 가능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독주로 흐르고 있는 당내 경선 양상에 비추어 이 후보의 사퇴가 한나라당 경선 주자의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벌써부터 당내에는 18일 울산 경선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다.
자민련 정진석(鄭鎭錫) 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의 중도사퇴는 세력화한 좌파노선에 의해 중도개혁보수노선이 벽에 부딪친 결과”라며 “정치희생양이라는 이 후보의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이 적지않다”고 논평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 대선경선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원칙적으로 불공정하게 이뤄진 경선이라는 이 후보의 주장은 근거가 있다”며“급진좌파의 노선에 온몸으로 맞서온 이 후보의 절박한 선택에 위로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보혁구도에 따른 정계개편을 의식, 노 후보는 비난하고 이 후보엔 호의를 표명한 것이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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