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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팩스사본 단독입수…李씨, 청와대와 협상깨지자 野에 대책 요청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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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팩스사본 단독입수…李씨, 청와대와 협상깨지자 野에 대책 요청한듯

입력
200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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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팩스 사본은 이신범 전의원이 지난해 5월 홍걸씨측과 맺은 비밀 합의가 파기된 후 여러 차례 청와대와 접촉, ‘포괄적 타협’을 내용으로 한 2차 비밀 합의를 시도했음을 드러낸다. 또 청와대와의 협상이 새 합의안을 만드는 단계에서 결렬된 직후 이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측에 알려 대책을 협의했음도 짐작하게 한다.이 전의원은 지난해 11월 24일자로 유선호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 보낸 팩스서신에서 “먼저 보낸 팩스의 보충 내용”이라며 “어제 제대로 안들어 간 7매를 붙여 15매”라고 밝혔다. 이 서신은 지난해 5월의 비밀 합의가 깨어진 후 7월에 홍걸씨를 상대로 재차 제기한 소송의 경과를 설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소 취하의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알리며 “(애초에 약속한) 배상금에 대해서는 3남(홍걸씨)측이 준비를 하긴 했다고 주장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나 변호사에게 전화 연락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상에 의한 타결을 바라는 이 전의원의 자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내용으로 보아 이 팩스와 전날 보냈다고 한 팩스가 이 전의원과 유 전수석의 본격적 첫 접촉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 전의원은 이틀 뒤인 11월 26일 유 전수석에게 다시 “아침 일찍 전화로 말씀드렸듯”으로 시작되는 팩스를 보낸다. 유 전수석과 최소한 한 차례의 전화 연락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의원은 여기서 새로 자신이 제의한 합의안이 5월의 비밀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초안을 다듬어 정리 절차에 들어가자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1차 합의 파기 이유에 대해 “(홍걸씨측이) 문서에 밝힌 집이나 토지를 팔려고 한 흔적이 없고 달리 돈을 마련했더라도 소비 규모로 보아 다 썼을 가능성이 많았다”고 밝혀 홍걸씨측의 자금이 바닥날까 봐 조바심했던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청와대와의 협상은 결렬됐다. 이 전의원은 다시 이틀 뒤인 11월 28일자로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총재 비서실장에게 팩스를 보냈다.

여기에는 ▦유 전수석이 손을 떼는 대신 다른 사람을 통해 연락할 테니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 전총재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로미뤄 이 전의원은 유 전 수석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은데 대한 대책마련을 요청한 듯하다.

이런 팩스와 윤석중 청와대 비서관이 1월에 미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 내용을 종합할 때 이 전의원은 홍걸씨측과 지난해 5월 총액 66만 달러와 일련의 관련 소송을 취하하는 ‘침묵과 돈의 포괄적 교환’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약속이 지연되자 조바심을 느낀 이 전의원이 침묵을 깨고 홍걸씨측 공격과 제소에 나섰으며 이를 지렛대로 청와대와 직접 협상에 나섰다. 또 청와대는 한동안 이 전의원과의 협상에 응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1차 비밀 합의 내용이 공개됐다.

황영식기자

yshwang@hk.co.kr

■이신범 팩스문건 요지

▼유선호 수석님

배상에 대하여는 3남측이 준비를 했다고 주장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곳의 변호사 비용이 몹시 높아 배상이라야 경비를 갚는데 불과하고 이곳 실정에는 무리가 아닙니다. 소송이 2년이나 계속됐으니 사정이 어떨지 짐작하실 것입니다.

2001. 11. 24. 한국시간 아침

▼유선호 수석님(친전)

지난 5월 소취하 시 55+KBS 등 11 해결로 피고의 책임하에 종결키로 하고 3남은 여기 문제의 집과 자신의 소유라는 일산의 토지를 정리해 40을, 그리고 윤석중 LA 총영사관 홍보관이 5를 7월16일까지 지급하겠다는 문서에 3남이 서명하고 KBS, KTE 부분은 윤이 자필 문서를 만들고 서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5월17일 이후 6월초까지 3번에 나누어 10을 냈습니다. 그러나 문서에 밝힌 집이나 토지를 팔려고 한 흔적은 없습니다. 달리 마련했더라도 그의 이해하기 어려운 소비규모로 보아 다 썼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방침이 서는 대로 전화 주십시오.

2001. 11. 26. LA에서

▼김무성실장님

말씀대로 유수석과 통신을 했으나 그곳 시간 월요일 저녁 유 수석이 전화로 자신이 내용도 잘 모르고 중간에 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이 나서 손을 떼니, 박 수석이 누구를 선임하여 연락할 것이므로 시간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11월28일 11시에 FBI에서 연락이 와서 김홍걸 관련 재정문제와 협박부분을 조사하는데 진술해 달라고 했습니다. (president께도 알려주십시오)

2001. 11. 28. 이신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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