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원인을 규명할 열쇠인 블랙박스 내용이 공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물론 생존 조종사는 중국당국이 함구령을 내려놓은 상태라 ‘입’을 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건설교통부 종합사고대책본부는 음성녹음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구성된 블랙박스를 완전 해독, 정황을 파악하기까지는 3~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블랙박스의 기록보존 상태가 좋은 것을 전제로 한 경우다.
1997년 괌 추락 사고와 99년 상하이 화물기 추락사고는 블랙박스가 파손돼 이를 분석하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
건교부는 16일 조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중국 사고조사단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들이 참석한 상황에서 블랙박스를 공개하는 신중성을 보였다.
이는 사고조사를 둘러싼 외교적ㆍ기술적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다. 더욱이 이번 사고기는 돗대산 추락 시 블랙박스가 설치되는 꼬리부분이 먼저 땅에 닿아 파손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
보존상태가 좋을 경우 조종사와 관제탑간의 30분간 교신내용이 담긴 CVR 해독은 2~3시간이면 가능하다.
CVR만으로는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단순 사고일 경우 조종사의 판단착오, 관제탑의 통제 미숙, 기체결함 가능성 등 결정적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반면 사고당시 항공기속도, 고도, 엔진 및 연료 상태 등 120여가지의 자료를 담고 있는 FDR은 별도의 분석기법을 교육 받은 조사관이 투입되어야 하고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당하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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