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영설씨가 말하는 매력▼라크로스 동호인팀 ‘클루’의 골리(골키퍼) 정영설(30ㆍ회사원)씨의 구력은 올해로 20년째다. 정씨는 미국 동부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6년전 귀국, 2년전부터 라크로스 클럽에 참가해 1주일에 3번씩 라크로스를 즐기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라크로스를 시작, 대학 때까지 학창시절 내내 교내 라크로스 대표선수였던 정씨는 격투기인 레슬링과 축구도 즐겼던 스포츠마니아였다. 한국에서는 축구나 레슬링을 하기가 더 쉬웠을텐데도 굳이 이 구장 저 구장을 전전하며 라크로스를 고집한 이유는 뭘까.
정씨는 “라크로스는 웬만한 구기 종목보다 속도감이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정씨의 지적대로 라크로스는 경기중 시속 120~130㎞의 패스나 슛이 날아다니는 스포츠다.
따라서 골리인 정씨는 거구의 수비수들 틈새로 날아오는 엄청난 속도의 슛을 막아냈을 때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정씨는 골이 적게 터지는 축구나 필드하키와 달리 한 경기에 10골 이상씩 터지는 것도 라크로스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매력이라고 덧붙인다.
라크로스는 직사각형(100mⅹ55m)의 구장에서 10명(골리 포함)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크로스로 불리는 잠자리채 모양의 스틱에 공을 넣고 달리거나 패스로 연결해 스틱이나 발로 상대 골문에 공을 넣는 스포츠이다.
우리나라에는 미국 캐나다 등의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3~4년 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한국라크로스협회에 따르면 국내 동호인은 200~300명선. 유학생 출신이 대부분이지만 순수 국내인으로 라크로스를 배우는 동호인도 전체의 20% 가량은 될 정도로 토착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남고팀 2개, 대학팀 3개, 클럽팀 3개가 있다. 보디체크가 허용되지 않는 여자 라크로스의 경우 여고팀 2개가 창단 준비중이다.
라크로스의 특징은 여러 종목이 합쳐진 ‘퓨전 스포츠’라는 점이다. 기본 형태는 필드하키와 비슷하지만 공을 잡은 선수를 몸으로 막아내는 보디체크와 스틱으로 찌르거나 쳐 막는 스틱체크가 모두 허용된다는 점에서 격투기의 원형도 볼 수 있다.
90~180㎝에 이르는 긴 장대를 이용해 정교하게 패스해야 하기때문에 야구선수같이 강한 손목힘도 길러지고 가끔씩은 구장을 가로지르는 80~90㎙의 롱패스도 볼 수 있다. 5반칙이면 퇴장하는 것은 농구와 같다.
포지션(골리,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마다 조금 다르지만 15분 4피리어드로 진행되는 60분동안 필드플레이어는 5~6㎞를 전력으로 뛰어야하기 때문에 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기본 장비인 스틱과 보호구(헬멧, 글러브 어깨패드, 팔패드)의 구입 비용은 대략 20만원선이다. 고급용은 90만원선. 장비구입이나 훈련은 협회(www.lacrosse.or.kr) 또는 동호인팀 클루(www.freechal.com/lacrosse)를 통하면 된다. (031)201-2788
이왕구기자
fab4@hk.co.kr
▼라크로스란▼
라크로스의 원형은 북미 인디언 전사들의 경기로, 17세기께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외부로 알려졌다. 19세기말 현대 스포츠의 형태가 갖춰졌고 미국 동부대학들의 리그가 생기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5차례 채택됐고, 현재는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일본 등에서 성행하고 있다.
남자는 10명, 여자는 12명의 선수가 뛰며 체력적 소모가 커 경기도중 무제한으로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수비 진영에는 골리를 제외하고 반드시 3명의 선수가 뛰고 있어야 한다 .
라크로스의 가장 큰 특징은 몸싸움이다. 공을 갖고 있는 상대 공격수의 허리~어깨 부위를 몸이나 스틱으로 밀거나 칠 수 있다. 패스하거나 슛하는 동작일 때는 상대의 헬멧이나 목과 부딪혀도 반칙이 아니다.
그러나 보호대가 없는 허리 아래를 공격하거나 상체를 스틱으로 공격성이 있게 후려쳤을 경우, 또는 공을 잡으려는 선수를 뒤에서 밀치면 30초, 1분 퇴장의 페널티를 준다.
1990년대 생긴 미국 프로리그에서는 장거리에서 슛을 성공하면 2점을 주지만 국제규칙은 1골을 1점으로 계산한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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