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객기 추락 사고 이틀째인 16일 가족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혼절했던 유족들은 시신을 찾지 못해 또 한번 가슴에 멍이 들었다.밤새 시신이 안치된 김해시의 각 병원을 헤맸지만 숯덩이로 변한 시신에서 가족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이들 중 일부는 사고수습대책본부의 안일한 사후수습대책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가족 500여명은 각 병원과 김해시청의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오가며 가족의 시신확인에 안간힘을 썼다.
유가족 대표들은 대책본부가 신속히 신원확인 절차를 밟지 않자 시신이 안치된 김해시내의 각 병원을 돌며 직접 시신 확인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유족들은 대책본부를 찾아가 무성의하고 안일한 대책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부모와 조부모 등 가족 5명을 한꺼번에 잃은 이모(38ㆍ대구시)씨는 “사망자 시신이 어느 병원에 분산됐는지도 대책본부가 모르고 있다”며 “장례라도 치를 수 있게 시신을 찾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고대책본부는 김해 봉황동 문화체육관에 분향소를 설치했지만 유족들의 반대로 위패가 안치되지 못했다. 유족들은 “시신 확인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분향소 설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체육관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가 줄을 이었고, 일부 여야 대통령 경선 후보들은 병원에서 유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부산 의료원에 입원한 이모(39ㆍ여)씨는 치료 중에도 사고로 숨진 아들(10)과 친정어머니(63)의 이름을 부르다 실신,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씨는 전날 사고직후 사고 비행기 안으로 달려가다가 군경에 저지를 당하자 “저 비행기 안에 내 아들이 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는 등 사고현장을 헤매다 결국 실신했다.
대구에 사는 이씨는 친정 어머니와 함께 아들의 가정현장학습을 위해 중국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다.
/김해=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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