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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항공안전 타산지석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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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항공안전 타산지석 삼자

입력
2002.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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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축제인 월드컵 대회를 한달 반 남겨놓고 110명이 사망하는 대형항공 사고가 발생하였다.다행히 39명의 생존자가 있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는 항공기가 추락한 직후 신속하게 구조작업을 벌인 민·군 그리고 정부당국의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의 사고대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항공사고도 기상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발생했다는 점이다.

1997년의 괌 항공사고와 93년 목포 아시아나 추락사고 등과 유사한 악천후 상황에서 발생된 것이라 사전에 예방을 할 수는 없었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철저한 현장 검증과 사고분석 이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나쁜 기상속에서 착륙하려면 기장의 풍부한 경험이 큰 자산인데, 이번에는 기장의 경험부족 및 미숙으로 착륙을 위한 선회지점 이탈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나 추정된다.

이번 김해 항공 사고의 의미와 우리 항공 및 여행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크다.

먼저 이번 항공사고의 처리 결과는 책임 여하에 따라 사고 발생지인 우리나라와 항공기 등록국인 중국, 제작국인 미국 등 각국의 국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국제적으로 커다란 관심사가 될 것이다.

또 우리의 사고조사 능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제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평가가 나오게 된다.

따라서 보다 충분한 현장 조사와 자료 및 증거 수집 그리고 과학적 기법을 적용해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사고는 지난 해 뉴욕의 9·11 항공기테러사건 이후 회복되는 항공 수요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항공사, 여행업계 등 국내 산업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중간 항공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해 항공기 이용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수 있으며, 특히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수많은 여행객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우리의 월드컵 관광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관련업계가 이번 사고에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2001년 10월에 개최되었던 제 33차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총회에서 결의되었던 비행장과 관제부문에 대한 ICAO 항공안전점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번 사고로 항공안전 평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으나 사고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힘쓰면 선진적인 사고 조사국으로 진입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이번의 사고조사가 책임을 가리기 위한 목적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고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사고조사에는 사고조사반의 노력도 있지만 언론의 협조도 필요하다. 사고의 원인은 모든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사고원인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언론은 사실만을 보도하며 가능한 추측기사도 결과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정부당국도 사고조사 결과를 보다 신중하게 발표해야 한다.

향후 사고방지를 위해서는 철저한 원인분석을 한 후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지방공항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국내 항공사는 물론 취항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일과 점검이 필요하며, 해당 국가에 대한 항공안전체계를 갖추도록 감독해야 한다.

셋째, ICAO 점검에 대비하여 관제부문과 비행장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러한 측면에서 충분한 대비책을 강구할 경우 월드컵을 앞두고 늘어날 항공 관광객들에게 항공안전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관광객유치상의 어려움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다.

김연명 교통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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