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정신력에 달렸다. 15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서울 SK는 대구 동양을 극적으로 누르고 먼저 3승(2패)째를 거둬 창단후 두 번째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4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SK가 전주 KCC를 꺾고 챔피언전에 진출했을 때 전문가들은 동양이 4승1패나 4승2패로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SK는 두 용병 찰스 존스의 기량 미달, 에릭 마틴의 골절로 활약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고 슈터 조상현마저 KCC전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에게 10개의 블록슛을 당하며 서울 SK가 11점차로 대패하자 예상이 적중되는 듯 했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는 정신력이 팀 전력 못지않게 승패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SK는 2차전서 차분하게 지공작전을 전개, 동양의 조급함을 돋구며 1승을 건진 것. 1승2패로 뒤진 서울 SK는 4,5차전에서도 놀랄만한 응집력을 발휘했다.
3차전 부상으로 몸도 풀지않고 있었던 가드 임재현은 4차전에 투입돼 40분 풀타임을 뛰며 18득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동양의 김승현 전희철은 심판의 판정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김병철도 4쿼터 초반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나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승부의 향방을 가른 5차전도 마찬가지. 최인선 SK감독은 부상병동의 선수들에게 “죽으려 하면 살 것”이라며 강력한 수비를 주문했고, 서울 SK는 종료 3분전까지의 7점차 열세경기를 막판에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에 반해 40점을 쏟아부었던 동양의 힉스는 37분간 펄펄 날았지만 결정적인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성급한 플레이로 상대에게 마지막 공격기회를 주는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벤치도 마찬가지. 여러 차례나 챔피언전을 치러본 최 감독은 “서울에서 한 경기만 이겨 망신만 안당해도 다행”이라며 내내 느긋해 한 반면 동양 김진 감독은 애매한 심판판정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등 관록의 열세를 보였다. 6차전은 17일 대구에서 열린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