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인수(盧仁洙) 사정비서관이 홍콩으로 도피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崔成奎) 총경을 11일 청와대에서 만났던 사실에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노 비서관은 16일 “업무상 만났을 뿐 최규선씨나 대통령 아들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얘기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비서관이 대통령 친ㆍ인척 관련 사건을 다루는 최 총경을 만나 당장의 현안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최씨의 행적이 경실련 인터넷 사이트에 오른 것이 3월말이었고 이때 이미 최 총경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에 최씨와 최 총경의 관계를 몰랐다고 해도 문제다. 청와대의 정보관리 능력이 그렇게 허술할 리가 없다는 지적도 이 같은 의문을 부채질한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최 총경은 업무상 청와대에 수시로 들어오는 사람”이라며 “11일 청와대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씨와 관련된 얘기는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노 비서관을 감쌌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뭔가 부담스럽고 찜찜해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 비서관이 최 총경을 만난 뒤 15일 저녁까지만 해도 최씨와 관련된 질문에 일절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문제는 최 총경이 최씨와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구명 로비를 했는지 여부인데 최 총경의 입을 통하지 않는 한 사실확인이 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청와대가 부담스러워 하는 대목은 실제 의혹여부와는 별개로 의혹을 명백히 해명할 방법이 없다는 데에도 있는 것 같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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