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 사업 등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先)씨가 16일 돌연 검찰에 출두했다.최씨는 전날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며 17일 출두 의사를 밝혔다가 중국민항기 사고로 여론의 관심이 쏠리자 다시 일정을 당겨 검찰에 나오는 지능적인 행태를 보였다.
또 12일 심야 대책회의, 15일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의 돌연한 출국, 김홍걸(金弘傑)씨의 동서 황모씨 등 주요 관련자들의 잠적으로 이어지는 최씨측의 대응도 필사적이다.
검찰은 그러나 사건을 폭로한 천호영(千浩榮)씨 등 관련자 조사와 비자금 계좌추적을 통해 최씨를 무너뜨릴 무기들을 많이 확보해 둔 상태이다.
최씨측의 수사 방해를 막기 위해 검찰은 일단 최씨에 대해 ‘선(先) 구속, 후(後) 수사확대’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리스트는 방대하다. 우선 핵심 의혹인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최씨가 개입했는지 여부가 관건.
검찰은 최씨가 지난해 4월 한국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에게서 10억원을 받은 경위, TPI 주식 소유 과정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또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비롯한 이권개입,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통한 청부 수사 등 각종 의혹들도 수사 대상이다.
특히 체육복표 사업은 호남인맥을 배경으로 한 한국전자복권측에 밀려 수세에 몰렸던 타이거풀스측이 막판 뒤집기로 2001년 최종사업자로 선정됐고, 이 과정에서 여권 핵심 라인간에 치열한 로비전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해 검찰 수사에서 당시의 고공로비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최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전면 부인하나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검찰의 최대 과제는 미국에 있는 홍걸씨에 대한 조사 여부. 홍걸씨와 홍걸씨의 동서, 최씨 등의 수상쩍은 관계와 돈거래 등으로 볼 때 홍걸씨에 대한 수사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은 홍걸씨 문제에 관한 한 최씨 등의 조사와 계좌추적을 통해 확실한 ‘물증’을 잡은 뒤 수사 막바지 단계에서 판을 벌리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여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 주변에선 야당이 홍걸씨의 조기 자진 귀국 및 수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다 여론도 들끓고 있어 결국 대통령의 결심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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