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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 '검은 인해전술'에 밀린 이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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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 '검은 인해전술'에 밀린 이봉주

입력
2002.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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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32ㆍ삼성전자)가 케냐군단의 인해전술에 말려 대회 2연패의 꿈이 좌절됐다. 지난대회 우승자 이봉주는 16일(한국시간) 새벽 42.195㎞ 코스에서 열린 106회 보스턴마라톤대회 남자부레이스에서 9명이 출전한 케냐군단의 집중견제로 페이스가 흔들려 2시간10분30초를 기록, 5위에 그쳤다.우승은 2시간9분2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39초 앞당긴 신예 로저스 롭(케냐)이 차지했다. 2위는 2시간9분5초 기록의 크리스토퍼 체보이보치(케냐)에게 돌아갔다. 막강 케냐군단은 5위를 뺀 상위랭킹 7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이봉주의 패인은 중반 스퍼트에서 케냐군단을 따돌리지 못한 데 있다. 이봉주는 20㎞지점에서 1차로 치고나간 뒤 32㎞지점(심장파열언덕)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40㎞지점에서 마지막 스퍼트로 마무리하는 3단계 작전을 세웠다.

하지만 이봉주는 25㎞지점까지 번갈아가며 집요한 견제를 펴는 케냐군단에 막혀 페이스 조절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가파른 언덕이 시작되는 28㎞지점에서 스피드가 좋은 롭 등 케냐선수들이 스퍼트를 시작하자 더 이상 따라붙지 못하고 뒤로 처졌다. 30㎞를 지나면서 한때 11위까지 밀린 이봉주는 32㎞지점부터 다소 페이스를 회복, 5위를 차지했다.

이봉주는 “케냐 선수들의 견제가 심한데다 레이스중반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따라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케냐는 여자부에서도 마가레트 오카요가 2시간20분43초로 자국출신 세계최고기록 보유자인 캐서린 은데레바(2시간21분12초)를 따돌리며 정상을 밟아 1, 2위를 석권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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