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고기 먹을 때 국수를 먹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게 더 행복한 것 아닌가요?”말단 공무원이 박봉을 쪼개 끼니를 거르는 초등학생들에게 수년째 급식비와 학용품을 지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사무소 운전 요원 오재원(吳在元ㆍ46ㆍ기능 8급)씨.
그는 IMF가 터진 1997년부터 사곡면 호계초등학교의 결식 아동 5명에게 매월 1인당 2만원씩 10만원의 급식비를 내주고 있다.
“관내 곳곳을 다니며 끼니를 거르는 어린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도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의논해 힘 닿는 대로 아이들을 돕기로 했죠.”
오씨는 지난해까지 매달 학교를 방문, 결식아동들의 급식비를 대납해 주다 올해부터는 통장을 만들어 온라인 입금시켜주고 있다.
스스로 학교에 급식비를 내게 함으로써 자존심을 세워주고 돈에 대한 책임감도 키워주려는 게 그의 속뜻이다.
그의 선행은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1991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10년째 고향인 호계ㆍ마곡초등학교와 사곡중학교 학생 160여명에게 공책과 연필 등 학용품을 해마다 50만~70만원 어치씩 전달해 왔다.
그러나 정작 그는 11년 공직 생활 동안 흔한 양복 한 벌 제대로 입지 않고 늘 작업복에 운동화 차림이다.
최근 돼지를 키우는 친구 한명이 좋은 일에 힘을 보태겠다며 매달 5만원씩을 보내와 이웃 돕기를 더 넓혀갈 계획이다.
그는 “너무 작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아이들이 커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되면 바랄 게 없다”고 부끄러워했다.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