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월드컵 특수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 및 여행업계, 호텔ㆍ숙박업, 백화점 등 관련 업계는 36만 명으로 추산되는 월드컵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특히 자국경기를 관람하려는 중국 관광객이 이번 월드컵 특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관련업계는 중국 국적기 사고에 더욱 당혹스러워 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되는 곳은 항공사. 월드컵을 전후해 약 10만 명의 외국인 탑승 수요를 기대하고 있는 항공업계는 사고소식을 접하자마자 비상대책회의에 돌입하는 등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항공기 사고에 준하는 CM(Crisis Management, 위기관리) 상태를 발령하고 임원급 이상을 긴급소집,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 임재철 부장은 “이전에도 항공기 사고 직후에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번에도 전체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피할 수 없어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임원 회의를 통해 자사 항공기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한항공 서강윤 부장은 “국내 항공업계에 좋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사고조사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업계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 항공기 탑승에 불안을 느낀 관광객들이 여행을 포기할 경우 자연스럽게 관련예약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각 여행업체마다 자신이 예약한 항공기의 안전여부를 묻는 외국인 관광객의 전화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2개 단체의 예약을 확보해 놓은 자유여행사 관계자는 “티켓문제와 숙박문제로 중국계 관광객들의 불만은 이전부터 상당했다”며 “이번 사고로 다잡아 놓은 고객을 잃게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연초부터 중국어 도우미를 배치하고 중국어 안내문을 매장 곳곳에 비치하는 등 일찌감치 중국인 월드컵 관광객 쇄도에 대비해온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지난 해의 2배에 가까운 월 2만여명의 중국인들이 방문하고 있는 서울 동대문시장은 예기치 않은 사고가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까봐 전전긍긍했다.
두타 관계자는 “관광객은 안전에 민감하기 마련”이라며 “모처럼 찾아온 재래시장 호황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 외국인을 위한 각종 공연과 김치 소주 등 사은품 증정행사까지 기획했는데 모두 수포로 돌아갈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호텔업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현황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있다”며 “사태의 추이에 따라 외국인 고객들에게 안내메일로 보내는 등 후속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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