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선생님이 포함되어 있나요?”추락한 중국 여객기에 경북 영주에서 수십년 교편을 잡아온 퇴직 교장ㆍ교감 부부 11쌍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15일 영주 교육청에는 은사의 안부를 묻는 제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영주 지역 초등학교에서 퇴직한 교장 출신 3명, 교감 출신 1명, 일반 교사 출신 7명 등이 모여 6년 전 결성한 친목모임 ‘동류계’ 회원 22명은 10일 베이징 시안 지역 단체관광을 떠났었다. 5박6일의 관광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들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동류계 회원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이 확인된 사람은 배관주(70ㆍ영주시 영주2동)씨와 이순덕(63ㆍ여)씨 등 2명 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김해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배씨는 “아내(김정옥ㆍ70)와 다른 동료들은 어떻게 됐느냐”고 매달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 제자는 “선생님이 며칠 전 전화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게 됐다며 그렇게 기뻐하셨는데…”라며 흐느꼈다.
○…경남 창원의 부부 의사가 칠순을 맞은 양가 부모를 모시고 효도관광을 떠났다가 자녀 등 가족 3대 8명이 함께 참변을 당했다.
창원시 세란병원장 정상화(37)씨는 부인 양진경(37ㆍ치과의사)씨와 함께 10일 아버지 정섭(76)씨, 어머니 남판임(73)씨, 장인, 장모, 아들 준(7) 현(5) 형제와 함께 중국 관광에 나섰다.
이들은 어머니 남씨의 칠순 잔치를 대신해 양가 부모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중국 관광길에 나섰다. 사고 소식을 들은 정씨의 친형제와 이종형제 등은 김해시내 병원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하자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넋을 잃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환갑기념 여행을 가신다고 그렇게 기뻐하셨는데…”
사고현장과 대책본부를 동분서주하며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던 이모(38ㆍ의료업ㆍ대구 대명동)씨는 끝내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흐느꼈다.
이씨는 아버지의 환갑기념으로 어머니와 외삼촌, 할아버지, 할머니 등 5명에게 중국여행을 시켜 드렸다. 이씨는 병원 등을 오가며 생존자 명단을 확인했지만 끝내 가족 이름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씨는 “어른들이 모두 비행기 뒤쪽에 탑승한 것으로 알고 있어 살아계실 가능성이 희박한 것 같다”며 “장례라도 치르기 위해 시체를 찾고 있으나 신원확인이 안돼 한분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해=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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