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 제기와 정치권의 공방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진위(眞僞)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터져 나오는 주장과 게이트 분위기에 편승한 공방은 나라 전체를 소모적 양상으로 몰아 가고 있다.권력 주변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 했던 모리배들의 면피성 폭로와 이에 대한 당사자들의 침묵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여당은 “검찰이 엄정 수사 중이니 지켜보자”는 말만을 되풀이 하고 있고, 야당은 특검 요구와 함께 장외집회로 정부를 압박하려 하고 있다.
의혹의 진상이 무엇인지는 알 길 없으나 분명한 것은 사실만이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한 지름길은 이명제 검찰이 명운을 걸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 국민에 공개하는 것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는 검찰만의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 우선 의혹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 민주당이나 청와대 관계자를 통한 간접 해명 보다는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떤 형태로든 당사자 해명이 없는 한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래도 의혹이 남는다면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고, 검찰의 사실 규명이 미흡하다고 판단 될 경우 특검이라는 또 다른 장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 특히 야당은 정치쟁점화에 앞서 우선 검찰의 노력을 지켜봐야 한다. 결정적 증거의 제시 없이 말로 하는 폭로정치는 판에 박은 정치공세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여야는 현재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처지이다.
월드컵이 46일 남았고 지방 선거도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제는 모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고 남북관계는 임동원 특사 방북을 계기로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국가적 대사가 중첩해 있는 시점에 언제까지 소모적 논쟁을 되풀이 할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을 밝혀 철저한 책임을 묻되, 이에 따르는 기회비용은 최소화 하는 게 현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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