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기과열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생산과 직결되는 기업의 전반적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전자.자동차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대부분 중소 제조업체들은 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등 경기 회복의 훈풍이 특정 업종과 기업에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하반기 이후 수요회복이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규 투자규모를 지난해 발표한 액수보다 50% 늘려 4조5,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전자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생산하고 있는 LG화학 역시 향후 증산에 대비한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ㆍ통신 업체들의 신규투자가 두드러져 기아자동차는 최근 광주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21만대에서 2004년까지 30만대로 확충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현대자동차도 올 투자금액을 당초 4,00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늘렸다. KT와 하나로통신 등도 무선 랜(LAN)망 등 차세대 통신망을 중심으로 설비 증설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반면, 기업은행의 최근 조사 결과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1~2월 중 신규투자를 실시한 업체는 전체의 14.8%에 불과해 전년 4.4분기 평균 16.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 제조업체의 월별 신규투자 비율은 올 2월 중 전년보다 23%가 낮아져 지난해 10월(26.5%) 이래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내 2,800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산업은행의 최근 조사에서도 전체 제조업체의 올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에 비해 오히려 2.0%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신.증설 투자는 전년(-11.8%) 보다 감소폭이 확대돼 -1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현재 경기는 회복초기단계에 불과할 뿐, 과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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