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사상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휩쓸면서 대형 할인점에서 돼지고기 판매량이 두 배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곁들여 먹는 야채와 소주도 덩달아 판매량이 뛰었답니다. 아마도 ‘돼지고기가 먼지를 씻어낸다’는 믿음 때문인 듯 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거없다’며 일축합니다.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언급 자체를 거부하는 교수도 있었습니다.
기도를 통해 들어가는 황사에 돼지고기가 세척작용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한번 ‘열풍’이 불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한국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일부 효능을 인정하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돼지고기 하면 비계를 연상할 정도로 지방질이 풍부한 데 이중 불포화지방산이 탄산가스 등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켜 주는 기능이 조금 있다고 합니다.
한때 진폐증에 걸리기 쉬운 광부들, 하루종일 분필가루를 들이마시는 교사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던 것도 그래서 입니다.
그러나 결론은 “하지만 요즘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종 패스트푸드와 고기 등 평소 기름진 음식을 통해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돼지고기를 챙겨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궁핍했던 시절에야 열량 높은 돼지고기가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릅니다만 지금은 그 기름기가 자칫 체중증가만을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도움말 정승기 경희대 한방호흡기내과 교수
김진욱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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