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권 개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崔圭善ㆍ42ㆍ미래도시환경대표)씨가 미 보잉사의 F-15K로 내정된 차기 전투기사업(F-X)과 관련해서도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최씨 주변인 등에 따르면 최씨는 2000년 7월부터 동업자 이모씨와 미국을 3~4차례 방문, 보잉사 쪽 인물로 추정되는 한국계 미국인 B씨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후 지난해 4월 김동신(金東信) 국방부 장관의 취임 축하연에 참석하는 등 여러 차례 김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측근은 “최씨가 김 장관 등을 만날 때 김홍걸(金弘傑)씨도 동행했던 적이 있다”며 “최씨가 F-15K 로비를 한다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고, 이들을 만날 때관련서류를 소지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최씨 주변인사는 “최씨가 지난해 여러 번 홍걸씨를 한국에서 만났을 때도 F-X 관련 논의를 했다고 들었다”며 “최씨 사무실 책상에 전투기 관련 서류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김 장관 비서진 중의 한명도 최씨의 사무실과 집에서 최씨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정당국도 지난해 3~4월 최씨와 홍걸씨가 F-X사업에 간여하려는 정황을 포착, 이후 이들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장관이 되기 전 민주당 안보자문위원 자격으로 최씨를 2~3차례 만난 적이 있고 취임 후에도 최씨가 한번 찾아 온 적은 있다”며 “그러나 이후 최씨가 나를 팔고 다니면서 안 좋은 일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는 일체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홍걸씨에 대해선 “장관이 된 뒤 한 차례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가 보유한 스포츠토토의 지주회사 한국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 주식 상당부분이 홍걸씨 소유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 측근과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날 “홍걸씨가 최씨 등 측근인사와 관련업체 명의로 보유한 타이거풀스 지분이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씨의 한 측근도 “최씨 주변 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상당량이 홍걸씨의 차명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는 최씨의 여비서 문모씨로부터 “타이거풀스가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최씨가 모종의 로비역할을 했으며 사업자 선정 후 전 직원에게 수백만원씩의 축하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15일 최씨를 소환, 주식보유 경위 및 홍걸씨와의 관련성을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측근인사인 문모씨의 관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최씨는 1999~2000년 권 전 최고위원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면서 각종 이권사업과 관련, 로비자금을 받아 일부를 문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씨가 13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호텔에서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희완(金熙完)씨 등 5~6명과 모임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崔成奎) 총경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경은 13일부터 잠적한 상태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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