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홍걸(弘傑)씨가 비리의혹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는 데 대해 침묵하고 있다.한나라당이 12일 김 대통령의 세 아들에 대한 특검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니 지켜보자”는 원론만 밝히고 있다.
박선숙(朴仙淑) 대변인도, 민정수석실 관계자들도 “지켜보자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세세하게 관심을 표명하면 수사에 영향을 준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특히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응하면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침묵의 저변에는 걱정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이러다가 누군가 다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김 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무척 상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대통령의 입원이 과로 때문이었지만, 아들 문제로 인한 걱정이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賢哲)씨의 구속 이후 국정에 손을 뗐다”면서 “대통령의 아들이더라도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하지만, 대선국면의 정쟁으로 희생양이 되는 일이 있어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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