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가계대출이 금융감독당국의 억제정책에도 불구, 급증하고 있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173조5,000억원으로 1ㆍ4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 등에 힘입어 19조2,000억원이나 증가,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가계파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증가액은 정부의 가계대출규제가 본격화한 지난해 4ㆍ4분기 증가액 17조5,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은행들이 여전히 가계대출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기업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중 221조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12조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은행들의 대출금(원화기준)중 가계대출(신용카드 채권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45.3%에서 올 3월말 46.2%로 0.9%포인트나 높아졌다.
은행별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이 2000년말 46.2%에서 올 3월말 37.3%로 8.9%포인트 감소한 반면, 서울(1.5%→4.0%), 신한(5.4→7.8%), 하나(5.1%→7.2%), 한빛(8.1%→9.2%), 조흥(5.1%→6.0%)은행등은 확대됐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말에 비해 1.55% 증가한 8.9%를 기록, 미국 상업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4.9%)보다 무려 1.8배나 높았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12월말 1.21%에서 3월말 1.37%로 0.61%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달중 신용카드 채권의 대손충당금 적립율을 상향조정하고, 6월말까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개인신용평가 시스템 및 가계대출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 7월부터 가동키로 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