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베네수엘라 군부에 의해 축출된 우고 차베스(48) 대통령은 카리스마와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했던 정치인이다.공수부대 출신으로 1992년 2월 1만 명의 부하를 이끌고 감행했던 쿠데타가 실패해 2년 간 투옥됐지만 98년 대선에서 부패한 정부에 반기를 든 쿠데타 지도자라는 명성과 강력한 연설로 폭넓은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54년 베네수엘라 서부 농촌 마을인 사바네타에서 학교 교사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육군사관학교에서 지도자의 꿈을 키웠으며 89년부터 2년 간 시몬 볼리바르 대학에서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현실정치의 부조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그는 대통령 당선 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의 ‘제3의 길’을 주창했으며, 고질적인 부정부패 및 빈곤 추방 등을 추진해 왔다.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지도자로 미국과 긴장된 관계를 유지했으며,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베네수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때 외채 상환 중단과 국유화 등을 주창했다가 국내외 기업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1999년 헌법 개정으로 앞당겨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6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됐으나 지지부진한 개혁과 경제 실정, 반미 노선에 불만을 품은 군부와 국민의 저항으로 중도 하차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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