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을 앞세워 김 대통령 주변에 대한 전면공세에 나섰다.전날 세 아들의 구속을 요구한데 이어 이날은 당 3역이 직접 나서 김 대통령에 대한 조사까지 요구했다. 현 정권의 부패 의혹을 제기.민심 이탈을 부르려는 적극적 공세이다.
한나라당이 당면 현안인 대선후보 경선 인천대회를 하루 앞두고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권력형 비리를 정치 쟁점화, 노풍에 밀리고 있는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에서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장남 현철(賢哲)씨의 구속이 정권의 레임덕으로 이어졌던 상황의 재연을 기대하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당이 어려울 땐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며 “김 대통령의 세 아들 모두에 대한 비리 추문이 터지고 있는 만큼 잘만 활용하면 현재의 수세 국면을 일시에 뒤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내분 등으로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는 동시에 색깔론 공세에도 흔들림이 없는 노풍을 조금이라도 잠재워 보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음모론에 이어 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최대한 부각시킨 후 민주당의 적자를 자처한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부패정권의 계승자’로 몰아세울 수 있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란 판단이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날 “타이거 풀스 수사 담당인 서울지검 특수2부 주임검사도 특정지역의 M고 출신이어서 제대로 수사를 할 지 의문”이라며 이례적으로 검사 5명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공정한 수사를 위한 배제, 또는 수사 참여를 요구했다. 호남 인맥이 엉킨 ‘권ㆍ검유착 ’ 시비를 끄집어 내 편중 인사에 대한 영남 등지의 지역불만을 끌어내려는 노림수까지 담은 셈이다.
한나라당이 부패를 고리로 김 대통령을 겨냥한 선전포고를 한 이상,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게 확실하다.
당 3역은 이날 “모든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당내 후보의 움직임도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고 후보들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야당은 후보들의 입을 빌린 대여비난,국회에서의 폭로공세,성명전 등 장내 투쟁에 병행해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열기로 했다.19일 여의도 공원에서 1만명 이상을 동원한 장외집회를 확정한 데 이어 전국에서 릴레이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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