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국민세금으로 기사회생한 ‘부실은행’들의 상승세가 유난히 눈부시다.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한빛ㆍ서울ㆍ외환 등 공적자금 및 공공자금 투입은행들은 충당금적립전 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최고 100%이상 늘어나는 등 대규모 흑자를 시현했다. 이는 국민ㆍ신한ㆍ하나ㆍ한미 등 우량은행들이 평균 10~30%의 증가세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빛은행의 경우 올 1ㆍ4분기 동안 최저 9,500억원의 충당금적립전 이익(충전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4,697억원)에 비해 무려 두 배 이상(4,803억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한빛은 특히 하이닉스 충당금 적립비율을 현 수준(49%)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1ㆍ4분기 중 최저 3,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동기(1,134억원)에 비해 세 배(200%)나 늘어난 것이다.
외환은행은 올 1ㆍ4분기 3,100억원의 충전이익을 내 지난해 동기(1,662억원)보다 76%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은행은 충전이익(698억원→830억원)은 2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300억원→560억원)은 무려 87%의 증가율을 기록, 실적 호전이 두드러졌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현추세 대로라면 연말까지 당초 순이익 목표(2,000억원)를 최소 25% 이상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량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충전이익이 1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충전이익 증가율은 신한(2,304억원→3,000억원) 30%, 하나(1,784억원→2,200억원) 23%, 한미(1,425억원→1,600억원) 12% 등으로 비우량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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