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여천서 변사체 발견 신호수씨의문사위 "과장 결재사인 위조" 확인경찰이 의문사 관련 수사종결보고서를 위조한 사실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경찰이 영구 보존해야 할 변사 수사기록을 폐기했거나 의도적으로 분실한 의혹이 제기됐다.
규명위는 1986년 전남 여천군 돌산읍 바위굴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신호수(당시 23세ㆍ노동자)씨 수사기록인 ‘장흥공작종결보고서’가 계장의 결재가 누락되고 과장의 사후 결재 과정에 조작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규명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위조방식은 밝힐 수 없지만 사인 위조 등 의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는 방식이었다”라고 말해, 신빙성 있는 조작혐의를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당시 신씨를 검거ㆍ조사했던 서울 서부경찰서는 신씨를 조사 3시간 만에 훈방했다고 주장, 그 증거로 이 수사종결보고서를 규명위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찰 소환 조사에서 보고서의 작성자, 결재 확인조사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씨는 당시 경찰에 간첩혐의로 연행된 후 8일 만에 동굴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었다. 당시 경찰은 신씨가 훈방 후 자살한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발견 당시 팬티 차림이었고 수사 이틀 만에 가족에 알리지 않은 채 시신을 가매장하는 등 타살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규명위는 또 89년 인천 H사에 근무하며 노조재건추진위원회 활동을 하던 중 의문사한 이재호(당시 25세)씨의 변사수사기록이 사라진 것을 확인, 경찰의 고의 폐기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이씨 사건은 당시 범인이 잡히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분류돼 변사기록을 영구 보존하도록 돼 있다.
사건을 맡았던 인천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경황이 없어 기록을 흘린 것 같다”고 규명위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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