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추천은 빚 보증 서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강세장에서는 우량주를 적어도 6개월 이상 갖고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현대투자신탁운용 백승삼(白承三ㆍ42ㆍ사진) 부본부장은 한국일보 독자들을 위한 추천 종목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렇게 말했다. 주식 투자자는 남에게 종목 추천을 함부로 해서도 안되고 남들의 추천을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주식 투자에선 왕도가 아니라 정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백 펀드매니저의 철학이다.
1987년 국민투신을 통해 증권계에 투신한 백 펀드매니저는 펀드운용과 관련된 제반 법규와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기로 정평이 나있다. 93년 현대투신에서 본격적인 주식 운용에 나선 이래 단 한번도 내ㆍ외부 감독기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 업계에서 그를 ‘미스터 클린’으로 부르고 93,94년 2년 연속 베스트 펀드매니저 상을 탄 것도 이 때문이다.
‘미스터 클린’이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내재가치와 성장성, 딱 두가지. 백 펀드매니저는 “내재 가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로 평가하고 성장성은 향후 5년 동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할 지 등을 통해 검토한다”며 “두 기준을 충족하면 매수한 뒤 보유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해서 백 펀드매니저는 “종합주가지수가 내년에는 2,0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시장이 과열 양상없이 꾸준하게 상승, 오랫동안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백 펀드매니저는 “최근 시장은 좀 뜨거워질 만하면 자발적으로 열기를 식히고 이후 다시 상승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직 개인 자금이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시장이 더 간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백 펀드매니저는 다만 부동산 거품을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토지사유 개념이 없어 기업이 돈을 벌면 절대 땅에 투자하지 않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만 쓰고 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돈을 벌어 부동산에 투자했다 거품이 꺼지며 허우적대고 있다. 우리가 제2의 일본이 돼서는 안된다.” 그가 정책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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