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오던 증시가 크게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옵션만기일인 11일 주식시장은 20포인트에 가까운 지수 변동폭을 보이며 하루 종일 출렁였다. 외국인의 매도공세, 정부의 경기 정책 선회, 미 증시의 불확실성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증시 주변 환경도 부담스럽다. 최근 장세에 대한 다소 상반된 두 전문가의 진단과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얘기를 들어본다.■조정 왜 언제까지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그동안 시장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최근의 조정은 부담해소 차원에서 당연히 올 것이 온 셈”이라고 진단했다. 조정의 요인으로는 수출 호조의 확신이 뚜렷하지 않고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호전 전망도 불확실하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 수출의 지표가 되는 미국 IT산업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 수출 전망을 확신할 수 없고, 1ㆍ4분기 우리 기업의 실적 호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반면 이를 대체할 다른 모멘텀이 없다는 얘기다.
홍 부장은 “미국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한국 비중을 줄이며 매도공세에 나서고 있으며 언제 매수세로 돌아설지는 기약이 없다”며 “조정은 상당기간 길어질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조정은 수급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한다. 수급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인 외국인 매도 공세도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입세가 주춤하면서 차익실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충분한 차익실현이 이뤄지면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꾸준히 늘고, 저금리 정책 유지 전망, 올해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한 만큼 조정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현재의 조정은 악성 조정이 아닌 증시 주변 체력을 튼튼하게 만드는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수급과 펀더멘털 양측면 모두 뒷받침 될 것이기 때문에 조정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점매수 기회인가 단기적 반등 매도냐
조정장의 원인 분석이 다른 만큼 시장 접근 방식도 다르다.
박 팀장은 “증시의 체력을 봤을 때 아무리 깊은 조정이 이뤄져도 820선 아래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정기간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는게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조정 이후에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의 개선과 연기금의 주식 편입이 늘어나면서 수급도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저점 매수의 논리.
그는 “대세 상승 국면에서 일시적인 조정인 만큼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등 전기ㆍ전자 주를 비롯한 기관 선호주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면서 “보험주 등 조정장에서 움직이는 실적 대비 저평가주도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가 매수의 타이밍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한달 내 단기적으로는 관망 내지는 반등시 매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 그칠지 기약할 수 없는데다 약화되고 있는 기관 매수여력, 1조1,000억원대에 달하는 미수금 등으로 재상승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지수가 급추락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동안 800선까지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수가 다소 오버페이스를 하며 오르는 시점에서는 매도하는게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홍 부장은 또 “우량주의 저가 매수 기회를 삼으려면 지금이 아니라 관망한 뒤 800선 언저리에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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