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처럼 변덕스럽게 유행이 변하는 품목은 아니지만 최근 한복도 디자인과 색감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한동안 유행하던 생활한복이나 연예인들 무대복장으로 어울릴법한 기장이 밭은 저고리에 화려한 금박을 물린 치마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저고리 길이는 허리 윗선에 닿을 정도로 길어지고 소매넓이는 조붓해지면서 고름도 윗 허벅지선에 내려올 정도로 짧아졌다.
예당한복의 전영운 사장은 “혼인의 성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요즘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전통 한복의 소박하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는 추세”라고 말한다.
디자인에서 보이는 고풍스러운 멋은 일체의 화려한 장식없이 극적인 색채대비를 통해 배가된다.
박술녀한복의 박술녀 원장은 “소재가 갈수록 고급화되면서 채색기법도 발달, 요즘은 얼마나 감각적으로 색을 쓰느냐가 한복 잘입기의 관건이 됐다”고 말한다.
신부 한복은 전통적으로 연두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어울려 입었는데 요즘엔 연녹색 보다는 채도가 낮은 수박색, 치마도 약간 대추빛이 감도는 빨강색을 많이 입는다.
신랑용은 은은한 연보라색이나 하늘색 바지저고리에 감색 조끼와 마고자가 일반적인 배색이지만 요즘은 분홍색 바지저고리도 많이 사용한다.
양가 어머니들의 경우 신부쪽은 분홍색, 신랑쪽은 하늘색을 주로 사용하지만 사실 전통 혼례에서는 이런 구분이 아예 없었다.
예당한복 전 사장은 “똑같은 색으로 입을 경우 비교되고 한쪽이 아무래도 기울어 보일 수 있어서 색을 달리해 입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양가 어머니 모두 흰 저고리에 치마만 남색과 붉은 색 계열로 각각 입기도 한다.
한편 한복에는 목걸이나 귀걸이 등은 자제하되 화려한 노리개와 가락지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헤어스타일은 올림머리가 좋은데 뒤통수 아래쪽으로 살짝 내려 얹어야 더 단아하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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