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학기부터 전국적으로 ‘영재교육’을 본격 실시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가 나온 이후 서울 강남과 분당ㆍ일산 등 신도시 사설 학원을 중심으로 영재교육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하지만 이들 사설 학원들의 교육내용이 체계적인 영재 교육 프로그램에 바탕했다기 보다 선행(先行)학습이나 경시대회 대비 수준에 머물러 ‘영재 교육 열풍’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실태
11일 서울 송파구 A영재 학원에는 이날 초ㆍ중등생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60여명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반을 운영중인 강남구 H영재 학원에도 평소보다 배 이상 많은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일부 보습학원들은 ‘○○영재학원’등으로 이름을 바꾸거나 ‘과학고 영재교육원 대비반’을 급조하는 등 본격적으로 영재교육 열풍에 대비할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한 영재학원의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교육청이 과학고 영재반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꾸준히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이번 교육부 발표로 다시 영재 교육 붐이 일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설 영재학원의 수강료는 일주일 3번 수강에 월 50만원을 받는 등 일반 보습학원들에 비해 2~3배 비싸지만 학부모들의 열기는 심상치않다.
초등학생 학부모 장모(41)씨는 “체계적으로 영재교육을 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생각때문에 영재학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
이들 사설 영재 학원에 체계적인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재반 강사들도 기존 수학ㆍ과학 교과목 강사가 몇 달간의 간단한 연수만을 거친뒤 강단에 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가 교육 내용도 선행학습과 경시대회 문제풀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 영재학원 관계자는 “초등학생에게 중학교 수학과정을 가르치거나 수학 경시대회 문제를 풀이하는 수준이라며 학부모들도 이런 것을 원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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