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념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경선에 나가기 위해 사의를 밝혔다고 한다.“기본적으로 출마생각은 없지만 당에서 필요로 한다면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그의 말로 미루어 볼 때 이번 민주당행은 자원보다는 징발의 성격이 강하다. 나름대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일 테니 그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연말의 대통령선거에서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영입하려는 민주당의 욕심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진 부총리가 없다고 한국 경제가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닐 터이다.
문제는 정치권의 경제를 보는 시각이다. 경제는 아무 때나 누구에게 맡겨도 된다는 전형적인 정치우위의 발상은 곤란하다.
이번 정권 들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경제관료를 이용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시기 상으로 지금은 경제가 상승세로 반전하는 전환기이자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로 남은 과제들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갈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경제팀장의 교체에는 막대한 행정비용과 업무공백이 뒤따르게 마련인데 개각한 지 석달도 안 돼 경제팀 진용을 흔들면 정책의 일관성에도 혼란이 온다.
진 부총리는 며칠 전에도 외국의 투자자들에게 정치로 인한 경제 왜곡을 막겠다고 말했다.
그 말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당사자가 정치권으로 들어갈 때,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을 보는 시각이 어떨지는 자명하다.
경제정책과 경제 사령탑의 거취문제는 경제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치권이 당장의 이익에 집착해 대외 신인도와 시장의 신뢰를 잃는 우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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