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하루 앞둔 10일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로 해 사태가 벼랑끝으로 치닫고 있다.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특히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독교 최고의 성지 가운데 하나인 베들레헴의 예수탄생 교회에 대한 포위공격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함께 군사 작전을 요르단강 서안에서 가자 지구로 확대하고 있다.
한편 파월 장관, 코피 아난 사무총장 등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 외무장관급 지도자들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자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에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시(市)에서는 버스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10명이 즉사하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폭발은 러시아워에 키부츠 인근 4거리를 지나던 통근 버스에서 일어났는데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는 자신들이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9일 밤 탱크와 불도저를 동원해 가자 지구 남부 데이르 엘 바르흐 마을에 진입해 팔레스타인 초소를 파괴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군은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 마을도 공격했다.
이에 앞서 이날 요르단강 서안 북부 예닌 난민촌 수색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부비 트랩 폭발과 팔레스타인 저격수의 공격으로 13명이 사망한 데 이어 10일에도 1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이는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봉기) 이후 이스라엘군이 단일 사건으로 입은 피해로는 최대 규모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싸움은 유대인과 이스라엘 국가의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며 “테러 기반을 완전 파괴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경 방침을 분명히했다.
한편 시아파 민병대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 기지에 박격포와 로켓포 공격을 계속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맞서 F16 전투기로 헤즈볼라 거점을 맹폭하는 등 이ㆍ팔 분쟁은 인근 지역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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