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게이트’로 구속된 정성홍(丁聖弘)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이 ‘정현준 게이트’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나 국정원 일부세력의 벤처기업 관리 의혹이 커지고 있다.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10일 김씨로부터 “2000년 8월 정 전 과장에게 ‘정보통신부 관계자에게 부탁해 한국디지탈라인(KDL)이 SK텔레콤 협력업체로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의 청탁 이후인 2000년 10월 KDL이 SK측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과장이 실제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시 정통부 및 SK텔레콤 관계자를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를 상대로 KDL 사장 정현준(鄭炫埈)씨로부터 로비대가로 받은 2억원 중 일부를 정 전 과장에게 건넸는지 여부를 집중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정 전 과장이 정통부를 담당했던 데다 정통부도 특정업체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김씨로부터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씨의 구명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을 다음주 초 소환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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