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개봉한 ‘복수는 나의 것’.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하드 보일드 액션, 이런 수식이 있어 봄 개봉작 중 가장 기대됐던 작품이다.그러나 성적이 나쁘다. 3주간 관객 34만5,000명. 손익분기점 70만명의 절반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와 ‘복수…’가 잇달아 실패하고 ‘집으로’가 성공하자 ‘스타가 나오면 안 된다’는 새로운 흥행법칙까지 회자되고 있다.
물론 시사회에서 누가 구토를 했다는 등, 그래서 투자사 사람들의 얼굴빛이 잿빛이라는 등 조짐은 좋지 않았다. 당초 많은 강점을 가졌던 ‘복수…’이 왜 실패했을까.
영미 : 유괴에는 착한 유괴와 나쁜 유괴가 있어!
관객 : 세상에는 착한 복수와 나쁜 복수가 있어!
대중의 관점으로 보자. ‘복수…’에서 복수는 아무런 카타르시스를 남기지 못했다.
“영화에서 흔히 백혈병에 걸린 애인을 설정하는 것은 아쉬움 때문이다. 이 영화는 백혈병이 아니라, 마치 간질병으로 사람의 감정을 찜찜하게 만든다”는 한 영화 관계자의 관람평은 영화 주제의 한계를 콕 집어냈다.
‘아트’적으로는 ‘복수…’가 외화 ‘존 큐’보다 한 수위다.
그러나 아들을 살리려는 아버지의 인질극을 보는 심정과 처참하게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 살인극을 벌이는 아버지를 보는 심정은 다르다.
철벅거리는 피의 이미지는 절대 가슴 속으로 와 닿지 않았다.
많은 아이러니, 이해할 수 없는 인간 군상은 작품적으로는 의미가 풍부하지만, 대중에게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라는 불쾌한 기분을 남겼다.
제작사 : 박감독은 착하니까 내가 괴롭히는 거 이해하지?
동진(송강호) : 넌 착한 놈이니까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
재기발랄하고 글재주 많은 박찬욱 감독. ‘삼인조’같은 전작에서 그는 ‘삐딱이’다. 상투적, 할리우드적 정서와 배치된다. 한마디로 ‘돈 안 되는’ 정서다.
감독의 인정여부와는 상관없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에는 ‘독한’ 기획자가 있었다. 이런 것을 좋아하는 감독은 세상에 없다.
그러나 상업영화란 결국 돈을 쥔 제작자와 영감을 쥔 감독의 대립을 통해 ‘변증법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
주위에서는 이번 영화를 만들 때 감독에게는 ‘미운 시어머니’가 없었다고 한다.
당초 B급영화 수준의 예산으로 기획됐던 영화에 스타들이 캐스팅되면서 덩치가 커졌지만, 전략 전술적 화법이 부족했다.
이는 일부 제작사 책임이다. 스타가 나오는 ‘화끈한 액션영화’를 기대했다, ‘난해한 작품’을 보고 나온 관객이 화나는 것은 당연하다.
가수로 치면 ‘싱어송 라이터’인 박 감독. 자신이 만들고 부를 노래를 편곡까지 해야 하는 부담이 더 커졌다. 가수라면 ‘립씽크’라는 편법이 있는데….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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