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전자에서 1ㆍ4분기에 1조6,000억원대 이익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현금확보 등 보수적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경기회복의 큰 수혜자인 현대차 역시 확장보다 내실경영에 치중하고 있고, LG와 SK는 투자 확대 자제, 제로 베이스 예산 등을 화두로 삼아 허리띠를 풀지 않고 있다.
중견기업들은 신규투자가 거의 없는 내핍경영을, 종합상사들은 수출목표를 작년의 절반까지 줄였다.
과열론까지 대두되며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올해 기업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 경기를 낙관하기에 이른데다, 저성장 기조에 경영의 초점이 내실과 안정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경기회복세는 아직 일반 소비자의 주머니에 의존하는 ‘지갑 경제’인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금융시장 악화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 확보, 부채비율 축소, 경비절감 경영을 고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판촉비 등 간접경비를 지난해보다 10% 줄이고, 신입사원 채용은 작년 수준(약 1,600명)으로 동결할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은 최근 “회사가 잘 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긴장을 풀어서도 안 된다”는 특별지시를 경영진에 내리기도 했다.
올해 5조4,000억원을 설비투자할 LG는 무리한 투자를 자제해 내실 경영의 기조를 다진다는 방침이고, SK는 당초 세운 4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되 ‘제로 베이스’ 예산 등으로 140%대의 부채비율을 더 낮출 계획이다.
포스코의 경우 열연강판 가격이 올해 톤당 10.5% 인상됐지만, 조강생산은 전년보다 줄어든 2,750만톤, 영업이익은 오히려 22.6% 증가한 1조7,520억원으로 잡은 ‘수익경영’을 목표로 내놓았다.
현대상사와 SK글로벌은 올해 수출목표를 전년보다 줄인 각각 80억달러 40억달러로 정했고, 삼성물산도 수출규모를 전년 수준인 185억달러선으로 유지키로 해 외형성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비용ㆍ원가 절감 등 수익성에 경영의 초점을 두었고, 두산 코오롱 한화 효성 등도 신규투자 보다는 구조조정의 마무리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