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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50…'붉은 악마' 신인철 회장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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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50…'붉은 악마' 신인철 회장 특별기고

입력
200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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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날, 붉은 옷 입고 하나 되자"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의 일이다.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응원단을 먼저 기차로 내려보내고 나는 유학생과 함께 차를 몰고 파리에서 마르세유까지 달렸다. 운전을 하면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멕시코전의 아쉬운 패배때문이 아니었다.

베르캄프, 쉬도르프, 오베르마스가 버티고 있는 막강 오렌지군단 때문도 아니었다. 거의 10분 간격으로 남으로 내려가는 오렌지 색깔의 버스들, 그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타고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전날 암스테르담과 브뤼셀 역에서, 그리고 쉴 때마다 들리는 휴게소에 구름처럼 몰려든 오렌지 색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

단순히 유니폼을 입은 것이 아니라 멋들어지게 오렌지 색깔의 양복과 넥타이로 정장을 한 할아버지와 오렌지 색깔 스커트에 스카프를 착용한 할머니를 보았을 때 느낀 그 문화적 충격….

나 자신이 경기 전에 그 오렌지색깔에 압도 되었는데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경기를 보면서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개인적이라는 네덜란드 사람들을 한 울타리로 묶어주는 정체성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렇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축구였다.

특히 축구장을 찾아 올 때 선수들과, 그리고 이웃과의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 같은 유니폼, 같은 색깔의 옷을 입는 것이 아닐까. 물론 국민의 일체감을 유지하는 데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즉 지도자들의 솔선수범도 큰 힘이 되었다.

오렌지색 양복을 입은 네덜란드의 윌리엄 왕자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프랑스 지도자들의 모습은 축구 앞에 모두 하나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할 때 너무 부러운 모습이었다.

프랑스가 월드컵을 치르면서 인종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했듯이 우리 역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 민족은 하나라는 일체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바로 경기장에 갈 때 우리 선수들과 같은 붉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이다.

경기장 밖에서 도 붉은 색의 의상을 착용한다면 선수들에게 성원을 보내는 것은 물론 서로 마음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팀이 경기하는 날 우리 모두 붉은 옷을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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