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경력 3년째인 직장인 정경수(38)씨는 매일 아침 8시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위클리(weeklyㆍ주간보고서)와 데일리(dailyㆍ일일보고서)를 훑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시황전망과 추천종목 등 종전엔 지점 객장을 찾아가야 구할 수 있던 투자정보자료를 인터넷과 e메일로 손쉽게 살펴본 뒤 투자 전략을 세운다.
그가 요즘 각별히 관심을 두는 것은 홈페이지의 종합자산관리 코너. 자신의 은행예금 현황과 카드 거래내역, 부채와 대출금 이자 현황 등을 한 눈에 알아보고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성 상담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세 열람과 세무ㆍ회계상담도 가능하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도 인터넷을 통한 웹거래로 해결하고 커뮤니티에서 이른바 ‘고수’들과 투자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정씨는 “가끔은 주식을 모두 매도한 뒤 쉬면서 인터넷 모의투자로 실력을 키운다”며 “매일 HTS(홈트레이딩시스템) 시세판만 들여다보며 일희일비하다가 웹으로 옮긴 후 시장을 보는 눈이 훨씬 넓어졌다”고 했다.
■ 웹트레이딩과 알찬 투자정보
기업홍보 차원에서 만들었던 증권사 홈페이지가 재테크의 보고(寶庫)로 자리잡았다. 증권사마다 최근 홈페이지에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확충해 금융ㆍ재테크 포털로 바꿔가고 있다.
우선 해당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만든 종목분석 자료와 시황전망, 장ㆍ단기 투자유망 종목,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 리포트가 매일 올라온다.
각종 경제뉴스와 금융상품 정보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은 동영상 강의와 인터넷 증권방송 등을 통해 투자요령을 습득하거나 실시간 투자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주식과 선물ㆍ옵션거래인 이른바 웹트레이딩은 기본. 웹트레이딩은 HTS 프로그램을 단말기에 다운로드 받지 않고도 PC로 어디서든 거래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전체 사이버거래의 10% 안팎인 웹거래에도 속도와 서비스 경쟁이 붙어 대우증권은 종목 차트와 외국인 보유율 추이 등을 한눈에 볼수 있는 입체분석과 현금ㆍ신용ㆍ예약주문을 실시하고 있고 메리츠증권과 동부증권은 ‘실시간 자바 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일반 투자자와 데이트레이더를 구분해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고객 금융자산관리
삼성ㆍLGㆍ대신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은행 보험 카드 등 35개 금융기관에 있는 고객의 금융자산을 증권사 홈페이지 한 곳에서 종합관리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업체에 등록된 계좌비밀번호와 ID 등을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자동차 보험을 얼마나 넣고 있고, 은행적금이 얼마나 불었으며, 대출금 이자가 얼마나 나가고 있고, 이달 카드 결제대금이 얼마인지, 개설 후 잊고 있는 불필요한 카드는 없는지를 한꺼번에 종합 점검할 수 있다.
또 자산현황의 변동내역을 조회하거나 자신의 투자패턴에 맞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되돌아볼수 있다.
이 같은 ‘PFMS’(퍼스널 파이낸셜 메니지먼트 시스템)를 가장 먼저 시작한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이용자가 1만명을 넘었고 LG의 ‘마이메니저’ 애용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증권의 ‘Fn Honors Club’과 대한투신증권의 ‘Class 1-Wrap’ 프로그램은 자사 상품 가입 고객들을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와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ㆍ진단해주고 1대1 상담을 통해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도와준다.
삼성증권 온라인전략팀 이동훈 팀장은 “증권사 홈페이지는 주식 거래뿐 아니라 자신의 재테크 전반을 점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며 “가상으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효과를 분석할 수도 있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자산 관리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 수익률게임ㆍ복권ㆍ부동산도
대신증권 홈페이지는 모의투자 연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선물ㆍ옵션 등 초보자가 선뜻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상품에 대한 실전투자를 할 수 있어 지난 3월 1차 모의투자에선 2,500명이나 참가했고, 전국 3개 대학에서 부교재로 사용할 정도다.
김완규 사이버마케팅 팀장은 “한경와우TV가 제공하는 인터넷 증권방송과 지표해설 및 차트를 이용해 투자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VOD(주문형비디오) 차트 강의도 인기”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홈페이지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토론방으로 유명하다. 자체 매신저 ‘iman’을 이용한 실시간 채팅과 상담도 가능하다.
제일투자증권은 시스템 트레이딩 서비스인 ‘예스 트레이더’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시스템트레이딩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한화증권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투자상담 증권강의실 등으로 구성된 투자교실을 독립된 섹션으로 분리, 현직 선물옵션 딜러가 직접 현장감 있는 강의를 매일 연재하고 기술적 분석 강의와 시스템트레이딩 교실 등을 마련했다.
한빛증권은 홈페이지에서 경제지식과 증시전망을 바탕으로 다음날 주가지수를 예측, 근접하면 당첨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게임형 복권서비스인 인터넷 지수복권을 판매하고 있고 상당수 증권사들도 홈페이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택복권 기술복권 등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추첨식 복권을 홈페이지를 통해 팔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홈페이지에 ‘부동산금융’이라는 메뉴를 마련하고 고객들에게 ‘리츠’(Reits)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상품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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