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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다이아몬드를 쏴라' - 목숨걸고 겨우 탈옥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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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다이아몬드를 쏴라' - 목숨걸고 겨우 탈옥했더니…

입력
200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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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크리스찬 슬레이터)는 동료 마이카(리차드 드레이퍼스)의 설득으로 목숨 걸고 탈옥했다.이제 남은 것은 마이카가 숨겨둔 다이아몬드를 찾은 일 뿐. 그런데 이를 어쩌지.

보석을 숨겨둔 초원 위 나무가 이제 주립교도소 담장 안으로 편입되어 버렸다. 이 설정만으로도 시간을 때우기에 괜찮을 액션 영화가 된다.

물론 범죄자가 뉴욕경찰청을 턴다는 내용의 ‘경찰서를 털어라’를 닮은 설정은 감점 요인.

그런데 위조한 신분증 때문에 핀치는 또 다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그가 이름을 빌린 ‘클레티스 타우트’란 인물은 마피아 보스의 망나니 아들이 창녀를 살해하는 장면을 녹화한 파파라치.

한 밑천 건져보겠다며 보스를 협박했다 자동차에 탄 채로 불태워졌던 인물이다.

조직은 진짜 타우트가 살아있는 줄 알고 추적을 시작한다. 조직의 하수인인 크리티컬 짐(팀 알렌)은 핀치를 잡아두고 저간의 사정을 심문한다.

‘다이아몬드를 쏴라’(Who Is Cletis Tout)는 멜로와 액션이 맛깔스럽게 배합된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

영화의 맛을 완성하는 요소는 스토리 구성 보다는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에 대한 경배에서 나온 인용구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타우트가 아닌 근거를 설명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핀치와 그의 말에 훈수를 두는 짐의 대사가 압권이다.

겁에 질린 핀치가 대체 몇 명이나 죽여왔느냐고 물으면 짐은 “난 가치 없는 놈만 죽여왔어, 1976년 ‘마지막 총잡이’ 식으로 대답을 한다.

타우트의 시체가 차와 함께 타고 말았다는 짐의 얘기를 전해 듣고는 “뜨거운 오후…거리에 남아있는 비릿한 내음.

그게 살인의 냄새란 걸 몰랐다”(1944년 ‘이중배상’)식으로 대사를 읊조리는 데는 당해낼 수가 없다. 핀치가 마이카의 딸 테스를 만난 일을 회상하면 “분명 둘은 사랑에 빠졌어”라고 말하고, “이 쯤에선 뭔가 갈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너무 단순해”식으로 끼어든다.

그의 대사는 곧 관객의 반응 자체이다. 현란하고도 즉각적인 짐의 말솜씨는 관객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

서로 헤어질 뻔한 핀치와 테스를 바라보는 짐. “사랑해. 당신은 내거야” “사랑은 소유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린 그래”(1961년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그들의 몸짓에 더빙식으로 대사를 치면 웃지 않을 재간이 없다.

때문에 영화 마지막, 비에 젖은 큰 길에 도착한 그가 진 켈리처럼 ‘Singing In The Rain’(1952년 ‘사랑은 비를 타고’)을 부르며 그를 흉내낼 것이란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모처럼 편안한 연기를 보여주며, 조연의 연기도 맛깔스럽다.

물론 압권은 대사. 할리우드 영화광들에게 바치는 오락 영화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경력을 가진 그리스 베르윌의 데뷔작. 12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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