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 전 시정신문회장 도승희(都勝喜)씨가 이용호(李容湖ㆍ G&G구조조정 회장·구속)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내사하면서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이사의 연루 가능성을 신승남(愼承男) 당시 검찰총장에게까지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부실수사 비판을 받아온 검찰 지휘부가 당시 이 전 이사를 사실상 비호했다는 유력한 정황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향후 검찰의 재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10일 “지난해 대검 수사팀이 10월 중순부터 도씨 사건을 내사하면서 신 전 총장에게 도씨와 이 전 이사간의 연관성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11월15일 도씨를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이사로의 금품전달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도씨가 “내가 썼다”며 부인한다는 이유로 이 전 이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이사는 그 뒤 특검 수사과정에서 도씨를 통해 이용호씨 돈 5,000만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확인돼 올해 2월 구속됐다.
한편 이 전 이사가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에게 전화로 대검의 수사상황을 들었다고 진술한 시점이 대검 수사팀이 신 전 총장에게 도씨에 대한 수사착수보고서를 올린 직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과 특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6일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신 전 총장에게 도씨 등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올렸고, 불과 몇시간 뒤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김 고검장이 전화를 해 이 같은 수사상황을 알려줬으며, 이 전 이사는 이날 밤 10시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해 이틀 후인 9일 출국했다.
대검 관계자는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착수보고서는 광범위한 증거수집 등을 통해 혐의가 확실해진 상태에서 통상 이뤄진다”며 “따라서 당시 보고서는 이 전 이사측 입장에서는 긴박하게 받아들일만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씨는 특검 조사에서 “이 전 이사가 지난해 출국하면서 ‘검찰간부로부터 들었다’며 나에 대한 조사계획을 알려줬다”고 진술했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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