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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호자

입력
200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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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4월11일 알바니아의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77세로 사망했다.호자는 20대에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귀국해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정치 활동에 뛰어들었다.33세 때인 1941년 알바니아 공산당(뒤에 알바니아 노동당으로 개칭)창립에 참여한 그는 1943년에 당서기장이 된 뒤 죽을때까지 당을 이끌었다.그는 또 1944년 11월 공산당이 주도하는 민족해방전선 뒤 줄곧 알바니아의 최고 지도자로 군림했다.호자는 40년 넘게 알바니아를 다스리면서 스탈린주의적 철권을 휘둘렀다.그가 이끄는 알바니아는 1950년대까지는 옛 소련과 가까웠지만,소련에서 스탈린 격하운동이 본격화한 이후에는 중국과 긴밀하게 지냈다.실상 중국은 알바니아와 가깝게 지낸 거의 유일한 나라였다.호자의 알바니아는 냉전 시대의 공산권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폐쇄 국가였다.알바니아는 1969년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탈퇴했고,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유럽 공산권의 경제협력 기구인 코메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알바니아느 경제적으로도,군사적으로도 자력 갱생해야 한다는 것이 호자의 주장이었다.공산권의 종주국이었던 옛 소련은 호자를 완고한 교조주의자,개인숭배 조장자라고 비판했다.

얄궂은 것은 이 독재자가 알바니아 국민들로부터 깊은 종경과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그것은 호자 못지않은 독재자였던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북한 사람들에게 신앙심에 가까운 경애를 받은 것에 견줄 만하다.하기야 지도자에 대한 그런 신앙심은 우익 전체주의 사회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바다.호자가 1980년대 말까지 살았더라면 알바니아의 자유화를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은 부질없지만 흥미로운 질문이다.김일성은 그것을 막아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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