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연기금들이 부동산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를 비롯해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국민연금관리공단 대한교원공제회 등 연기금 단체들이 전국의 알짜 땅을 대거 사들이는 등 부동산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한때 주식과 벤처 투자에 열중했던 연기금들이 저금리 기조를 타고 개발과 임대 등 부동산 투자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이다.
‘수익이 있는 곳에 연기금이 있다’는 말 그대로 고수익 부동산 투자사업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연기금들의 올해 부동산사업 예정 물량도 줄잡아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 연기금, 저금리시대엔 부동산
기금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군인공제회는 올해 서울과 경기 용인ㆍ김포, 대전의 아파트분양과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든다.
군인공제회는 서울 한남동 힐탑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올해 주택사업 첫 테이프를 끊을 계획. 공제회는 또 8월 김포 사우동에 30ㆍ43평형 1,233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하는 등 수도권 2곳과 천안 불당택지지구에 대단지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부동산투자신탁 등 신상품 개발을 위해 대한토지신탁을 인수한 군인공제회는 1월 경남리스를 인수해 2개의 리스회사까지 보유하는 등 부동산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충북 제천에 리조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단위 호텔과 부대시설을 지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방공무원 복지기관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최근 서울 천호동에 분양중인 13~15평형 195실의 오피스텔 사업에 45억원을 투자했다.
20만명의 공무원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이 단체는 직접적인 개발사업보다 재개발ㆍ재건축시장에 자금대여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부동산 사업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전ㆍ현직 경찰 공무원 단체인 경찰공제회 역시 금융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지자 최근 부동산 사업부를 신설, 투자대상을 물색중이다.
◈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도
수익과 함께 공익성도 고려해야 할 연기금이 부동산사업에서 지나치게 수익률만 따질 경우 투기과열 등 여러 부작용을 빚게 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대거 이동된 상황에서 막대한 규모의 연기금이 가세할 경우 투기 과열을 부추길 수 있는 소지가 많다”며 지나치게 수익률에만 매달리는 방식의 연기금 운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이나 아파트 임대사업에 연기금이 투입될 경우 주택가격 앙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키워드 - 연기금(年基金)
연금제도에 의해 모여진 자금. 연금을 지급하는 원천이 되는 기금을 말하며 보통 ‘연금기금(年金基金)’을 줄여서 ‘연기금’이라고 한다.
국민연금기금, 사학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연금은 그 운용주체에 따라 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연기금은 증시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자금 성격상 장기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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