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침공에다 오랜 내전, 대 테러전을 명분 삼은 미국의 공격으로 더 이상 상처 날 곳도 없는 피폐한 땅 아프가니스탄의 최대 수입원은 아편이다.한때 세계 아편 공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행했던 양귀비 재배는 1990년대 중반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는 탈레반 정권 등장 이후 주춤했다.
올해 초 하미드 카르자이 총리를 앞세운 과도 정부가 수립됐지만 여전히 각 지역에서는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고 이 공백을 틈타 아편 재배가 늘어날 조짐이다.
8일에는 마약 퇴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동부 잘랄라바드를 방문한 모하메드 파힘 국방장관의 차량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파힘 장관은 무사했지만 이날 테러로 4명의 관리들이 숨졌다. 생계를 위해 양귀비 재배를 택한 주민들의 최대 불만은 재배를 억제하는 정부의 보상이 턱 없이 적다는 것이다.
사진은 봄을 맞아 최대 아편 재배지인 남부 칸다하르 인근에서 꽃을 피워올리기 시작한 양귀비 곁을 8일 한 아프간 소년이 지나가는 모습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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