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후보측이 다른 후보들이 잇달아 제기한 ‘이회창 필패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무대응 전략으로 버티다가는 일정 부분 시인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고,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하다가는 이런 논의가 자연스럽게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본선을 생각하는 그로서는 득이 될 게 없다.
경선 출마 이유로 ‘이회창 필패론’을 제기한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후보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검증이 끝난 이 후보로는 급락한 지지도를 끌어 올릴 호재가 없다”든가, “이 후보의 개인 지지도는 늘 당 지지도보다 낮았다”는 등이 근거이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비영남 후보를 내세울 경우 영남표의 상당 부분을 민주당 노 후보에게 내줄 수 밖에 없어 대선 패배로 이어진다는 셈법이다.
이 후보측은 최 후보가 ‘영남 출신’임을 내세워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조한 데 대해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직접 대응은 자제해 왔다.
한 관계자는 “우리도 ‘최병렬 필패론’을 낼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본선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네거티브 경선으로 흐르지 않도록 당 선관위가 각 후보에 자제 요청을 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부영 후보는 이회창 필패론이 자칫 한나라당 필패론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 대안으로 이부영 필승 대안론을 주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 후보측을 겨냥한 간접 압박으로 여겨진다. 이 정도가 이회창 후보측이 택할 수 있는 대응일지도 모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