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주일여 만에 대형 황사가 다시 덮친 8일, 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휴교와 단축수업 여부 등을 둘러싸고 또 큰 혼란을 겪었다.아침 일찍부터 휴교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지만 교육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아무런 조치도 결정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비난과 원성이 빗발쳤다.
서울 등 일부 시ㆍ도에서는 뒤늦게 단축수업이 결정돼 학생들이 부랴부랴 귀가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마스크 등을 준비하고 출근길을 서두른 시민들은 잦은 황사로 인한 짜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병ㆍ의원 등은 다시 문전성시를 이뤘다.
■ 또 늑장 대응 비난
‘숨 쉬기 조차 어려운 데 수업할 수 있나요….’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 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는 수백 여 통의 문의 전화에 걸려와 업무마비사태까지 겪었다.
서울 저동 R초등학교 한 교사는 “휴교의 기준이 애매해 황사예보가 있을 때마다 문의가 빗발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서울시교육청이 단축수업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는 전통을 뒤늦게 내려보내면서 상당수 초등학교는 황급히 오전 수업만 하고 학생들을 하교 시키기로 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오전 10시께 서울시교육청이 단축수업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는 전통을 뒤늦게 내려보낸 후 316개 초등학교(58%)는 황급히 오전 수업만 하고 학생들을 하교 시키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황사 정도를 봐 가며 9일 휴업이나 단축수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9일에도 문의전화 등 휴업여부를 둘러싼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동 Y유치원 정모씨는 "학부모들이 '내일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해올 때마다 저확히 답해 주지 못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황사 만성화’짜증
상당수 시민들은 지난달 21일과 22일 최악의 황사를 겪은 탓인 지 마스크나 선글라스 등으로 ‘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고, 거리에는 행인들과 상인이 크게 줄어들었다.
회사원 정모(27)씨는 “예보를 수시로 보고 대비하는 습관이 생겼지만 황사가 닥치는 날은 하루 종일 짜증스러워 진다”고 말했다.
비행기 결항사태와 이비인후과나 안과 등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도 재연됐다. 이날 오전 7시5분 김포발 여수행 대한항공 KE1331편 등 10여 편의 국내선 항공편이 결항됐다.
또 호흡기 질환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20~30% 가량 늘어 이비인후과나 안과 등은 다시 ‘황사특수’를 누렸다.
한편 동대문 등 쇼핑상가는 매상이 급감해 울상을 지었으며, 세차장도 황사 시작 후 오히려 고객이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은평구 갈현초등학교 이만종(李滿鍾) 교감은 “수업보다 학생들 건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초등학교가 서둘러 단축수업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Y유치원 정모씨는 “학부모들이 ‘내일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해올 때마다 정확히 대답해 주지 못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림동 L안과 이윤상씨는 “황사로 인해 기존의 호흡기 질환 등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황사가 끝난 후에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 한번 황사가 발생하면 그 영향력이 며칠 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산업현장·농촌 피해
동대문 등 쇼핑상가는 매상이 급감해 울상을 지었으며,세차장도 고객이 감소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서울 약수동 Y세차장 직원은 “손님들이 황사중에는 세차가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는지 오전 중 세차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현장과 농촌에도 황사의 그림자가 또 드리워지고 있다.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받는 반도체 생산공장 등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은 공기중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에어샤워'를 강화하는 한편 직원들 청정관리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농촌에서는 농민들이 축사를 비닐로 가리고 비닐하우스를 뒤덮은 흙먼지를 쓸어내리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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