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조선일보ㆍ동아일보의 정면 충돌은 본질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노 후보는 두 신문이 자신에 대한 악의적 보도를 통해 민주당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손을 뗄 것을 요구 했고, 두 신문은 경선개입 증거를 대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발끈했다.
양측이 여기까지 이른데에는 그 동안 쌓인 감정이 폭발하지 않았나 싶다.
노 후보는 일찍이 조선일보를 한나라당 기관지라며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했고, 동아일보에 대해서는 지난 해 8월 취중이긴 하지만 없애 버릴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두 신문이 노 후보를 거칠게 검증하려 했던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경선에 나선 후보는 신문의 검증요구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되고 신문은 스스로 다짐했듯이 경선의 공정한 중계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후보나 신문은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노 후보는 국민을 상대로 경선을 하고 있고 신문은 독자를 상대로 만드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싸움은 관전자인 국민과 독자,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언론까지 피곤하게 한다. 두 신문만이 언론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엔 매체의 다양화로 신문ㆍ방송 등 오프라인외에 인터넷과 전자뉴스 등 온라인 매체도 많다. 투명해진 언론 상황은 유리병 들여다 보듯 싸움을 지켜 보고 있다.
여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가 자신에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두 신문에 대해 막말을 하고 두 신 문도 이에 질세라 “너 잘 걸렸다” 식의 감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성숙지 못한 처사다.
신문은 독자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한다. 노 후보와 두 신문간의 작용과 반작용이 신문 전체의 신뢰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신문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일은 독자를 위해서나 신문을 위해서나 불행한 일로 건전한 여론 형성에 역행한다. 노 후보와 두 신문은 더 늦기 전에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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