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규모 황사가 또 발생했다’는 외신이 타전된 7일 밤11시30분께. 본보는 우리나라에 곧바로 대형 황사가 닥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기상청에 문의전화를 걸었다.그러나 “황사는 육안관측만 가능하기 때문에 밤이어서 정확한 규모는 알 길이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그로부터 수시간 후, 서울에는 미세먼지농도가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대형황사가 몰아쳤다.
중국으로부터 건너오는 대규모 황사가 일상화하고 있지만, 당국의 예보시스템과 대응체제는 전무하거나 후진적인 수준에 머물러 국민건강 위협은 물론 산업전반의 피해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눈대중에 의존하지 말고 범정부 차원에서 황사발생확률 예보체제 등을 갖추고, 발생 후에도 학교휴업 등의 신속대응체제를 체질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기상청은 7일 오후 백령도에 황사가 발생하자 “8일 전국에 약한 황사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그 이전에 중국의 황사가 백령도로 오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지난달에 이어 황사 예보에 실패하고 늑장대응이 재발하면서 초등학교 단축수업 등의 소동을 빚었고, 학부모와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이어졌다.
연세대 김정우(金正禹ㆍ천문대기학)교수는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황사피해를 보고있는 상황”이라며 “강수확률 예보 처럼 (중국의)황사발생지역, 정도, 풍향 등을 고려해 황사발생 확률를 적어도 1,2일전에 예보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며 현재 기술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1, 22일에 이어 8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사상 최악의 황사(黃砂)가 몰아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일부지역에서 평소의 55배까지 치솟았다.
이번 황사는 9일 오후까지 계속되고, 대형황사가 이달내에 2~3차례 더 찾아올 것으로 전망돼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가 서울의 경우 이날 오전 4시 1995년 관측이래 최고치인 2,070(단위 ㎍/㎥ㆍ평균)에 달하는 등 전국에 걸쳐 이날 하루내내 1,000 내외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한남동은 오전 3시 미세먼지 농도가 3,311까지 올라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달 22일의 2,226보다 50%정도 높은 오염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ㆍ도에는 환경부가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침에 따라 황사 주의보ㆍ경보ㆍ중대경보가 발령됐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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