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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종주국 지위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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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종주국 지위 뺏겼다

입력
200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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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홍삼과 수삼 백삼 등 원형삼 시장에 이어 인삼 가공제품 시장에서도 종주국의 지위를 완전히 빼앗겼다.고려인삼은 인삼의 약효를 결정하는 사포닌의 함량 및 종류가 외국산에 비해 2~3배 높지만 캐나다 중국 미국 등 농업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이미 1990년대 초반에 원형삼 시장을 내줬다.

여기에 한국인삼공사 등 관련업계가 단순 가공에만 매달린 결과, 다양한 사포닌 함유 제재를 생산하는 외국기업에게 가공제품 시장마저 송두리째 내어놓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홍삼과 수삼 백삼 등 원형삼 시장에 이어 인삼 가공제품 시장에서도 종주국의 지위를 완전히 빼앗겼다.

■ 인삼 가공제품의 동의어는 ‘진사나’

세계 인삼 시장 규모는 연간 200억 달러 내외. 이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제출한 ‘고려인삼 규격화 제안’이 통과돼 인삼의 국제 규격이 제정될 길이 열렸지만 이마저도 인삼의 과학화ㆍ표준화를 먼저 실현한 외국업체가 주도할 공산이 크다.

고려인삼은 인삼의 약효를 결정하는 사포닌의 함량 및 종류가 외국산에 비해 2~3배 높지만 캐나다 중국 미국 등 농업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이미 1990년대 초반에 원형삼 시장을 내줬다.

여기에 관련업계가 단순 가공에만 매달린 결과, 다양한 사포닌 함유 제재를 생산하는 외국기업에게 가공제품 시장마저 내어놓기에 이르렀다.

세계적 인삼 명가로 떠오른 스위스의 파마톤사는 고려인삼과 중국삼에서 추출한 사포닌으로 자양강장 캡슐인 ‘진사나(GINSANA)’를 만들어 매년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진사나는 인삼 전체 시장의 15%를 점유, 해외에서는 인삼 또는 인삼 가공제품의 동의어로 통할 정도. 사포닌의 함량을 규격화하고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유의 ‘달여먹는’ 문화에 길들여져 원형삼을 고집하다 보니 세계시장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삼류 수출액은 90년 1억6,200만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7,400만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 한가한 정부, 뛰는 바이오 벤처

농림부는 고전하는 인삼 산업 회생을 위해 지난해 인삼 산업 육성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농림부의 처방은 원료삼의 생산기반 강화와 유통구조 개선에 머물러 규격화 전쟁이 불붙은 세계시장의 추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한국인삼공사도 홍삼과 홍삼의 1차 가공식품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소비되는 상품만을 생산하고 있다.

인삼 종가 복원에 나선 것은 정부가 아닌 벤처기업들. 진생사이언스와 유니젠 코아텍 등 10여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인삼의 주요 성분을 추출, 상품화에 성공했다.

진생사이언스는 홍삼에 함유된 특이성분 진세노사이드를 강화한 연질 캡슐인 ‘선삼정’을 지난해 9월 출시한 이래 매월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상반기중 인삼 가공품 재료용 진세노사이드를 상품화할 예정인 유니젠 최재영 과장은 “우리나라의 인삼 재배기술과 최적의 토양 바이오기술을 적절히 이용하면 인삼 원료 시장과 가공 완성품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며 정부와 업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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